Sometimes, Family
가족 사진집 <가끔, 가족>





엄마와 나의 사이에 생긴 12년의 시간은 생각보다 긴 시간이었다.

3년을 기약하고 떠난 엄마의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고 나는 그것을 탓하며 홀로 외로운 시간을 게워냈다고 생각했다. 보통의 가족이란 왜 그렇게 견고하고 넘볼 수 없는 것이었는지, 나는 오랫동안 그것을 갈망하고 꿈꿨다.

서로에 대한 기대와 바람들이 어쩌지 못하게 무너짐을 보았을 때, 그제서야 나는 나의 환상을 지울 수 있었다. 엄마도 그랬을지는 모르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나보다 진한 삶을 산 엄마를 조금이라도 이해해보려는 것이었다.

해가 거듭되는 여행에서 나는 환상이 아닌 나의 가족과 만났다. 파인더 속의 엄마는 찡그린 얼굴로 연신 나의 시선을 거부하고 멋쩍은 미소를 짓곤 했다. 나는 적당한 거리에서 담고 싶은 것보다 못 미치게 담았다. 짧은 만남과 긴 이별을 반복하며 우린 가끔 가족이 되었다.